"입주 경쟁 치열"…'판교 창업존' 856호가 인기있는 이유 [긱스]

입력 2023-05-29 16:46   수정 2023-05-29 16:53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주 목요일이면 판교 창업존이 들썩입니다. 어느새 3년 차를 맞이한 '스타트업 815 IR(투자설명회)'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지난달부터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IR도 마지막 주에 함께 열리면서 창업기업의 호응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지난 25일 열린 스타트업 815 IR에 참석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초기 스타트업 창업가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 경기 성남시 대왕판교로에 위치한 '판교 창업존'에서 입주 경쟁이 유독 치열한 곳이 있다. 바로 856호. 올해 초 하이브에 인수된 인공지능(AI) 음향 전문기업 수퍼톤이 사용했던 공간이다.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명당자리로 소문이 나면서 창업팀마다 이곳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판교 창업존을 거쳐 간 유망 기업은 수퍼톤만이 아니다. 2020년부터 판교 창업존을 운영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금까지 보육한 기업 수는 946개 사에 이른다. 매년 150개 기업이 경기혁신센터를 거치는 셈이다. 이중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팀은 5곳, 인수합병(M&A)을 통해 엑시트 한 기업은 16개 사에 이른다.

지난해 상장한 반도체 제조용 레이저 솔루션 기업 레이저쎌, 모바일 광고대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엔티비도 경기혁신센터 졸업사다. 수퍼톤처럼 M&A에 성공한 기업으로는 올해 한국앤컴퍼니에 자율주행기술 부문이 인수된 쓰리세컨즈, 맥스트가 인수한 웹기반 스트리밍 전자책 판매 서비스 북이오, IHQ의 자회사로 편입된 AI 활용 오디션 플랫폼 메가폰엔터테인먼트 등이 꼽힌다.

전국 혁신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도 배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으로 AI 데이터 분석 기반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몰로코는 경기혁신센터 보육기업( K-챔프 2기 졸업) 출신이다.
다날·한국타이어 등 CVC 10곳 참여

스타트업들은 성공적인 스케일업과 엑시트를 위해 목요일이면 판교 창업존에 모인다. '스타트업 815 IR(투자설명회)'이 열리기 때문이다. 8개 스타트업이 주 1회 5명의 벤처캐피털(VC)을 만날 수 있게 한다고 해서 815로 불린다. 지난달부터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IR도 매달 마지막 주에 함께 열린다.

지난 25일 열린 스타트업 815 IR에는 김원경 신임 경기혁신센터 센터장이 온종일 참석했다. 김 센터장은 "경기혁신센터는 정례 IR을 통해 분야별,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자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며 "판교 창업존이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실질적인 투자를 이끄는 창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혁신센터가 운영한 NEXT 트랙에는 ▲와트(산업용 AR 스마트 글라스 솔루션) ▲모빌리오(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골든브릿지(AI 탑재된 식자재 유통 및 외식산업 리소스 원플랫폼 ‘모아담’) ▲다비다(ICT 융복합 지능형 라이브 화상 플랫폼)가 IR을 진행했다.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가 운영한 SEED 트랙에는 ▲비즈웨이브(장거리 파이프라인 가스누출 탐지를 위한 드론 탑재 초음파 센서) ▲링커버스(손톱 AI 분석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 및 영양 관리 서비스) ▲카인드소프트(블록체인 기반의 멀티인증이 가능한 PC로그인 보안솔루션) ▲쿠드로보틱스(가정용 AI 엔터테인먼트 소셜 로봇) 4개 사가 참여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인포뱅크, 에이벤처스, 메쉬업엔젤스, 신한캐피탈,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 동문파트너스 등 초기 투자사가 참석해 투자 기회를 살폈다.

오후에는 CVC IR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경기혁신센터가 발굴한 창업기업과 대·중견기업 CVC간 기술검증(PoC), 투자, 사업화 연계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에이슬립(AI수면코칭 솔루션) ▲고미코퍼레이션(올인원 글로벌 커머스 솔루션) ▲타운즈(동네 카셰어링 플랫폼 타운카 운영) 3개 사가 피칭했다.

다날투자파트너스, LF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프롤로그벤처스, 플랜에이치벤처스, 우리벤처파트너스, 한국타이어, NH투자증권, 포스코기술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10개 CVC가 참여해 높은 호응을 보였다.



MS 홀로렌즈와 '정면승부' 벌이는 와트
△ 스마트글라스로 시설물 안전 검점 시장 겨냥
△ 프리 시리즈 A 라운드 진행중


이날 IR에서 심사역의 질문을 많이 받은 업체는 산업용 AR 스마트 글라스 솔루션 업체 와트였다. 2020년 설립한 와트는 스마트글라스의 음성·비전 인식 AI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설비 이력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량이나 터널 등 시설물 점검 시 예전엔 카메라로 찍고 노트에 적은 뒤 다시 시스템에 기록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스마트 글라스만 끼면 글자, 사진, 영상 데이터가 클라우드 시스템에 자동 기록되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에서 설비를 바라만 봐도 내부상태나 특성을 알 수 있으며 화면에서 바로 도면이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다자간 영상 통화로 현장 상황을 고화질로 공유할 수도 있다.

김진명 와트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손 흔드는 걸 인식하는 정도인데 우리는 확대, 축소, 잡기, 흔들기 등 양손의 상호작용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마트글라스를 만드는 빅테크가 메타버스에 꽂혀있지만 우리는 산업현장에 집중한다"며 "챗GPT 솔루션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글라스 전용 시설물 안전 점검 앱은 도로공사 및 철도공사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중부발전 등 파워플랜트와 현대기아차, 한일시멘트 등 스마트팩토리, DL이엔씨,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축 부분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와트는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64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설물 안전 점검 시장은 국내 1600억원, 해외 6500억원 규모다.

와트는 현재 프리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기업평가가치 100억원 수준으로 1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앞서 인포뱅크, 킹코스프링, 경기혁신센터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세계 최초 자율주행 박사 합류한 모빌리오
△ 통신망 기반 로봇 서비스로 '피봇'
△ 미국 진출 위해 첫 투자유치


모빌리오는 무인 자율주행차에서 통신망 기반 로봇 서비스로 피봇한 회사다.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한민홍 조지아공대 박사가 최고 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이진식 모빌리오 대표는 "무인 자동차를 당장 서비스하기엔 한계가 많다"며 "중간 단계로 통신망 기반으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대표 제품은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로보Q'다. SLAM(동시적 위치추정·지도작성) 및 라이다를 통한 실내외 3D 맵핑을 구축했으며 배달 로봇의 실시간 주행을 확인할 수 있는 앱과 관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모빌리오는 올해 로보Q의 미국 텍사스 진출을 목표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지금까지 외부 투자는 받은 적이 없다.

모빌리오는 이미 항만 안전시스템 구축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 전환(DX)이 안 돼 있는 부산항만에 통신 시설을 구축해 사람이 앞에 있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기술을 탑재하고 GPS 영상 데이터도 설치했다. 항만 안전 분야 매출만 지난해 2억5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0억원을 예상한다.



해외로 진출하는 에듀테크 다비다
△ 양방향 맞춤형 학습 플랫폼에 스마트펜 접목
△ 태국 합작법인으로 글로벌 시장 겨냥


다비다는 ICT 융복합 라이브 화상 플랫폼 '지니클래스'를 운영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라이브 인터넷 강의뿐만 아니라 양방향 소그룹 과외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지니클래스는 모션을 활용한 수업으로 집중력을 높였다. 플랫폼과 연동된 지니펜으로 수집된 학습데이터가 실시간 클라우드에 공유된다. 지니펜 끝에 탑재된 센서로 필기 시간, 속도, 획수 데이터를 수집해 문제 풀이 과정과 집중도를 분석할 수 있다.

2019년 '팁스(TIPS)'에 선정된 다비다는 코딩 교육 로봇 '지니봇'으로 시작해 양방향 라이브 학습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ODM 방식으로 지니펜을 판매하고 있다. 메가스터디와 천재교육 등이 주요 고객사다.

아이스크림미디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낸 이은승 다비다 대표는 미국 UC 어바인 재학 시절 '수학과외'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생님과 쌍방향으로 수업할 수 있는 '매직펜'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다비다 창업으로 이어졌다"며 "남들보다 앞서 학습 로봇과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이제는 스마트펜 등 어떤 디바이스도 붙일 수 있는 게 지니클래스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비다는 올해 매출 2억6700만원(국내 1억4600만원, 해외 1억2200만원)을 예상한다.
다비다는 태국 기업 '마이너'와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공략하고 있다. 폴란드, 헝가리, 미국 등에 7억원 상당의 지니봇을 수출했다.

성남=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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